김광석은 밝은 사람이었다.
입을 크게 벌이고, 눈가에 주름이 가득 잡힐만큼 시원스럽게 웃는 모습이 그의 트레이드마크였다. 그리고, 내가 기억하는 김광석은 수다쟁이였다.
KBS본관 5층 휴게실에 거의 매일 있었던 김광석은 늘 누군가와 어울려 커피를 마시고 기타를 치며 유쾌하게 수다를 떨고 있었다. 그 휴게실에 그렇게 오래, 자주 나타나는 스타급 연예인은 김광석이 유일했다.
공연장에 가도 싱글벙글, 공연이 시작되기 20여분을 남겨놓고도 찾아와준 지인들에게 차를 대접하며 대화하는 걸 좋아했다. 공연이 곧 시작되지 않느냐고 걱정을 하면 "나야 공연이 뭐 생활이니까" 하면서 씨익 웃던 모습이 지금도 기억에 생생하다. 1990년대 초부터 이미 김광석은 대학로 라이브의 황제로 우뚝 섰고 오직 공연만으로도 살 수 있다고 평가를 받을 만큼 인기가 대단했다. 라이브 공연 1,000회라는 어마어마한 기록도 갖고 있던 그가 96년 1월 우리 곁을 홀연히 떠났다. 64년 1월생이니 너무도 짧은 32년의 삶이었다. 평소의 그가 워낙 밝고 건강해서 '자살'이니 '요절'이니 하는 단어가 아직도 낯설다. 그래서일까. 그는 지금도 우리 곁에 있는것만 같다.